창원 변호사 사무실을 기웃거릴 때까지 몰랐던 것들

창원 변호사 사무실을 기웃거릴 때까지 몰랐던 것들

서류 더미 속에 파묻혀 보낸 시간

처음에는 그냥 혼자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양식들을 이것저것 내려받아서 엑셀에 채워 넣기 시작했는데, 몇 시간이 지나니 이게 맞는 건지 점점 헷갈렸다. 채권자 목록 하나 만드는 데만 반나절이 훌쩍 지나갔다. 분명 내 채무인데, 이걸 법적인 용어로 정리하려니까 남의 일을 대신 해주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 부채 증명서를 하나하나 떼러 다닐 때마다, 내가 왜 이런 상황까지 왔을까 하는 씁쓸한 기분이 밀려왔다. 창원 법원 근처에 있는 사무실들을 검색해 봤는데, 광고가 너무 많아서 어디가 진짜인지 구분하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상담 한번 받는 데 5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를 부르는 곳도 있었고, 그냥 무료라고 적어놓고 나중에 수임료를 꽤 높게 책정하는 곳도 있었다.

판사 출신 변호사가 뭐가 다를까 싶었는데

지나가다 보니 김상규 변호사 같은 분들이 대형 로펌으로 옮겼다는 뉴스가 보였다. 수원이나 창원 지법에서 부장판사를 지냈다고 하던데, 사실 일반인 입장에서 판사 출신 변호사를 선임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와닿지는 않는다. 그냥 법원을 잘 아는 사람이 하면 좀 더 빨리 처리해주려나 싶은 단순한 기대감뿐이다. 더킴로펌이나 로백스 같은 이름을 뉴스에서 몇 번 보긴 했지만, 나 같은 소액 채무자한테는 거리가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어차피 내 사건은 서류 작업의 연속일 텐데, 이름난 변호사를 찾기보다는 내 말을 잘 들어주고 실무를 꼼꼼히 챙겨줄 사람이 더 절실했다.

관할 법원 문제로 고민하게 될 줄은 몰랐다

가장 당혹스러웠던 건 관할 법원이었다. 창원에서 계속 살아야 할지, 아니면 일자리를 찾아 경기도 쪽으로 올라가야 할지 고민하다 보니 어디에 신청해야 할지도 꼬여버렸다. 경기도로 주소지를 옮기면 인천이나 수원 쪽 법원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거주지를 옮기고 나서 바로 접수하면 위장 전입 의심을 받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덜컥 겁이 났다. 당장 한 달 한 달이 급한데, 주소지 문제 때문에 발이 묶여 있는 기분이었다. 부산이나 양산, 김해처럼 가까운 곳으로 갈까 고민도 해봤지만, 결국 법원이 관할하는 지역마다 심사 기준이 미묘하게 다르다는 소리를 들으니 더 결정하기 어려워졌다.

생각보다 긴 기다림과 막연함

개인회생을 준비한다고 해서 당장 추심이 멈추는 건 아니었다. 변호사 사무실에 수임료 일부를 입금하고 나서도 한동안은 서류 준비만 계속했다. 내가 제출한 자료가 법원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혹시 보정 명령이 내려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계속 걱정만 앞섰다. 변호사 사무실 직원이 전화로 서류 보충하라고 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이럴 거면 그냥 처음부터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마음 편했을까 싶다가도, 들어가는 돈을 생각하면 또 머리가 아프다. 비용은 대략 수백만 원 단위로 들어가는데, 당장 갚아야 할 이자도 버거운 상황에서 이걸 감당하는 게 맞는 건지 여전히 확신이 서지 않는다.

결과가 나와도 완전히 끝난 것 같지 않은 느낌

주변에서는 개인회생 인가만 받으면 다 해결된다고 하는데, 막상 해보니 이게 시작인 것 같다. 인가 결정을 받고 나서도 매달 일정 금액을 3년 혹은 5년 동안 꼬박꼬박 내야 한다. 갚아야 할 원금은 그대로인데, 이자라도 줄어드는 것에 감사해야 하는 건지 가끔은 공허하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더 힘든 길로 들어선 건지 아직도 모르겠다. 가끔 법원 앞을 지나갈 때마다 예전에 서류 더미를 들고 서성거리던 내 모습이 떠올라 괜히 마음이 무거워진다. 정말 끝까지 버틸 수 있을지, 지금도 매일매일 계산기를 두드려본다.

댓글 2
  • 관할 문제 때문에 주소지 옮기는 것까지 생각하다니, 정말 복잡한 상황이네요. 저도 소액 채무 때문에 변호사 찾고 있을 때 비슷한 고민을 했던 기억이 나요.

  • 채권자 목록 만들 때 반나절이나 걸린다는 거, 정말 공감합니다. 제가 비슷한 상황일 때도 혼자 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걸 깨달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