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하다는 광고를 보고 연락했다가 중간에 멈췄던 기억

저렴하다는 광고를 보고 연락했다가 중간에 멈췄던 기억

작년 이맘때쯤이었나, 카드값 독촉이 매일 문자로 날아오고 은행에서 걸려 오는 전화조차 무서워지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개인회생’이라는 단어를 검색창에 쳤던 것 같다. 무작정 검색을 시작하니 광고가 쏟아져 나왔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수임료 최저가’, ‘분할납부 가능’ 같은 문구들이었다. 당장 수중에 돈이 없으니 그런 단어들이 얼마나 매력적으로 보이던지.

낚시성 광고와 마주했던 첫 상담

처음엔 무작정 전화를 걸었다. 상담실장이라는 사람이 전화를 받았는데, 처음에는 분명히 120만 원이라고 했던 비용이 상담을 진행할수록 서류 준비 비용이니, 송달료니 하면서 슬금슬금 올라갔다. 결국 200만 원 가까이 견적이 나오는 걸 보고 기분이 묘했다. ‘저렴한 곳을 찾았는데 왜 결과는 똑같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게다가 변호사가 직접 상담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영업하는 사람들한테 내 개인정보를 다 털어놓는 느낌이라 뒤로 갈수록 찜찜함이 가시질 않았다.

무조건 싼 곳이 정답일까에 대한 의문

한번은 정말 싼 곳을 찾았다. 수임료가 100만 원도 안 된다고 홍보하는 곳이었는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봤던 글들이 떠올랐다. ‘수임료 저렴한 곳에서 했다가 중간에 연락 두절돼서 결국 돈만 날렸다’는 후기들 말이다. 창원이나 목포 같은 지방 이름이 붙은 광고들도 보였는데, 사실 서울에 있는 내가 굳이 왜 그쪽을 찾아야 하나 싶기도 했다. 변호사 비용이 보통 150만 원에서 300만 원 정도라는데, 그걸 깎는 게 과연 현명한 건지 아니면 나중에 더 큰 손해를 보는 건지 판단이 잘 안 섰다.

상담 도중 느꼈던 서늘한 기분

결국 몇 군데 더 전화를 돌려보며 느낀 건,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신뢰’였다. 어떤 곳은 너무 친절하게 빨리 입금하라고 재촉했고, 어떤 곳은 서류 가져오라는 말만 반복했다. 법무법인 더킴로펌 같은 큰 곳도 이름은 들어봤지만, 거기도 막상 연락하면 나 같은 소액 채무자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져줄까 싶었다. 사실 대형 로펌은 대기업이나 하는 곳 아닐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다. 돈이 없어서 회생을 하는 건데, 이미 변호사 선임비부터가 커다란 장벽처럼 느껴졌다.

압류와 추심의 경계에서 서성이다

그때쯤 내 주거래 은행 통장이 압류금지채권범위변경신청 같은 걸 알아봐야 하나 싶을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았다. 매일 문자가 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 주변에 물어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혼자서 파산이나 회생 서류를 다 챙기기엔 용어도 너무 어려웠다. ‘도산 전문’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곳들을 보면 다들 자신들이 제일 잘한다고 하니, 대체 누구 말이 맞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광고비만 엄청 들였을 텐데, 그 비용을 결국 의뢰인 수임료로 메꾸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결국 정해지지 않은 결말

시간은 계속 가고, 이자는 쌓여가고. 결국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아직도 완전히 매듭짓지 못했다. 누군가는 그냥 싼 곳에서 대충 처리하라고 하고, 누군가는 무조건 전문적인 변호사를 찾으라고 한다. 근데 그 ‘전문적’이라는 기준이 뭔지, 300만 원이나 되는 돈을 선불로 주고 나면 정말 제대로 사건을 처리해주긴 할지 여전히 불안하다. 내 사건 하나하나 꼼꼼하게 봐주기는 할까. 오늘도 핸드폰에 찍힌 낯선 번호를 보며, 그냥 전화를 받을까 말까 한참을 망설이다 내려놓았다.

댓글 4
  • 개인회생 검색할 때, 압류 통장 문자로 받는 거 정말 속 시원치 않나요? 제가 비슷한 경험 때문에 오히려 더 불안해졌던 것 같아요.

  •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신뢰'였다는 말씀에, 정말 공감했어요. 소액 채무 때문에 얼마나 불안한 마음일지 알 것 같아요.

  • 수임료 저렴한 곳을 알아보면서도 비슷한 후기들을 보니까, 결국 정보의 신뢰성이 중요한 문제인 것 같아요.

  • 저렴한 곳에서 연락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얼마나 불안할지 알 것 같아요. 특히 돈이 없는 상황에서 더 그런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