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초동 법률사무소 거리를 걷다가
며칠 전 서초역 근처를 서성였다. 다들 똑같은 검정색 정장을 입고 바쁘게 움직이는데, 나만 혼자 붕 떠 있는 기분이었다. 사실 개인회생 때문에 상담을 좀 받아볼까 하고 나선 길이었다. 인터넷에서는 로펌 순위니 뭐니 정보가 넘쳐나는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부터 막막했다. 어떤 건물은 1층부터 층별 안내판에 변호사 이름이 수십 개씩 붙어 있는데, 도대체 누구를 찾아가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냥 무작정 아무 곳이나 들어갔다가는 상담 비용만 날릴 것 같고, 그렇다고 다 알아보고 가기엔 벌써 기운이 다 빠진 상태였다.
변호사 상담 비용의 벽
결국 용기 내어 들어간 곳은 입구부터 꽤 화려했다. 상담실에 앉아 있는데 담당자가 가져온 비용 안내서를 보고 멈칫했다. 대략적인 변호사 선임 비용이 수백만 원 단위였다. 물론 지금 내 상황에서 돈을 따질 때는 아니지만, 막상 그 숫자를 눈앞에서 마주하니 현실감이 확 떨어졌다. 인터넷에서 본 글들은 다들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그 전문가의 조력을 얻기 위해 필요한 돈이 또 다른 빚이 될 것 같은 묘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상담 비용만 해도 30분 남짓에 10만 원을 넘게 부르는 곳도 있어서, 예약만 하고 그냥 나왔다. 그 짧은 시간에 내가 얻은 게 무엇인지 되묻게 되더라.
전자소송은 정말 혼자 할 수 있을까
집에 돌아와서 다시 노트북을 켰다. 요즘은 전자소송이 잘 되어 있어서 혼자 준비하는 사람들도 많다는데, 법원 사이트를 열자마자 숨이 턱 막혔다. 용어 자체가 너무 어려웠다. 기업 변호사들이 다루는 복잡한 인수 합병이나 디자인 특허 소송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겠지만, 당사자인 나에게는 이게 인생을 건 소송이나 다름없으니까 더 예민해지는 것 같다. 옆에서 누가 좀 옆에 앉아서 ‘여기에 이거 적으세요’라고만 알려줘도 훨씬 나을 것 같은데, 텅 빈 방에서 모니터만 보고 있으니 내가 지금 뭘 하는 건지 싶었다.
대형 로펌과 개인 사무실 사이의 고민
법무법인 지평 같은 곳은 AI 인프라 센터니 뭐니 하면서 엄청 전문적으로 보이던데, 나 같은 개인회생 건으로 그런 대형 로펌을 찾는 게 맞나 싶기도 하다. 지인들은 그냥 집 근처에 있는 변호사 사무실 아무 데나 가서 상담받으라고 하는데, 또 검색해보면 소송비용 때문에 권리를 포기하지 말라는 글들이 보여서 괜히 고민만 깊어진다. 결국 변호사 선임료가 아까워서 혼자 하다가 일을 더 키우는 건 아닌지, 아니면 돈을 다 들여서 맡겼는데 생각만큼 결과가 안 나오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계속 맴돈다.
무엇이 정답인지 여전히 모르겠다
결국 오늘 하루 종일 고민만 하다가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했다. 서류를 떼러 가야 하는지, 아니면 다시 한번 다른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봐야 하는지. 다들 법원이 개인의 권리 보호를 위해 존재한다고 하지만, 그 법원에 문을 두드리는 과정 자체가 왜 이렇게 험난한지 모르겠다. 25년 전 증여받은 건물 유류분 청구 소송 같은 건 남의 일처럼 느껴졌는데, 막상 내 일이 되고 보니 법률 지식보다는 당장 내일의 비용과 시간이 더 급한 문제였다. 내일은 좀 더 차분하게 생각해봐야겠지만, 사실 그냥 다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고민만 하다가 시간이 벌써 며칠이나 흘러가 버렸다.
인터넷에서 읽은 글처럼 비용 때문에 상담 자체를 못 할까 봐 답답하네요. 꼼꼼히 따져보려고 했는데, 막상 현실이 더 복잡하게 느껴져요.